#더 글로리 "멋지다, 연진아!"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는 불편하면서도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굳이 저정도까지 표현을 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부터 실제 학교 폭력에 기반한 어쩌면 그것보다는 수위가 낮은 표현에 불과하다는 생각까지 우리나라 공중파 방송사나 종편, 케이블 방송이 아니어서, 넷플릭스 였기 때문에 가능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도 국제 자본을 갖고 더 큰 무대위에서 경쟁하면 충분히 이렇게 표현할 수가 있구나 싶었다. 다시 피해자였던 주인공의 시선으로 돌아가면,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서사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학교 폭력을 간접체험한다. 그 크기가 어떠했든 실제 학창시절 폭력을 당한 사람부터 가해를 했던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 어쩌면 가해를 했던 사람들은 더 글로리를 보면서 깔깔 웃으며 봤을지 모른다. 그리고 피해자였던 사람들은 눈을 질끔 감으며 앞으로 넘어가기 버튼을 눌렀을지 모른다.
그런데 슬프게도 현실에선 드라마처럼 가해자들은 떵떵거리며 살기 마련이고, 피해자들은 그 기억을 애써 지우려 하루 하루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학창시절 경험하거나 목격한 폭력은 군대에 가서도, 직장에 가서도 더 크고 교묘한 형태로 이어진다. 때로는 국가도 폭력의 당사자가 돼 국민은 피해자가 된다.
#가해자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이유
피해자 주변 사람들의 침묵, 학교 폭력 가해자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이유 가운데는 주변 사람들의 침묵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가 입을 열면 나도 저런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보고도 못 본척, 듣고도 못 들은척, 방 안에 커다란 코끼리가 가득차 있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만져지지 않는다고 집단 최면을 거는 것입니다.
가해자들은 폭력 행사를 일종의 인기를 얻는 행위, 재미로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게 계속 폭력을 행사할 수록 자신이 더 돋보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침묵하면 더 들떠서 가혹한 폭력을 행사합니다.
선생들의 침묵 등으로 인한 문제 해결의 불확실성은 피해자도 선뜻 자신의 현실을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게 합니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입니다.
#정순신 아들의 학폭 그리고 사의 표명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수사본부장, 나라를 위해 녹을 먹고 봉사해야할 자리에 정순신씨를 임명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바로 일었습니다. 정순신씨 아들의 학폭 의혹 때문이었습니다. 정순신 씨의 임명과 동시에 현실판 더 글로리라는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정순신 씨의 아들은 고등학생이던 2018년 학교폭력으로 전학 처분을 받았지만 아버지인 정순신씨가 '전학 취소'를 위해 가능한 법적 대응을 모두 다 했다고 알려져 비난받고 있습니다. 당시 가해자였던 정순신 씨의 아들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법적 분쟁으로 전학이 지연돼 1년 간 피해자와 같은 학교를 계속 다녔다고 합니다.
피해자에게 그 1년은 어떤 시간이었을까요? 주변의 침묵으로 아무일 없던 일처럼 지나가는 여느 학교폭력 상황과 달리 그나마 전학 취소 처분이라는 조치까지 취해진 경우였지만 권력의 힘이 이토록 무섭습니다.
돼지새끼, 빨갱이 새끼, 더러우니까 꺼져라, 돼지라 냄새가 난다 라는 반복적으로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요?
더 이상 이런 폭언을 듣지 않아도 되나 싶었는데 1년을 더 듣게 됐다면 그때는 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피해자는 정순신 씨의 아들과 마주할 때마다 극심한 불안과 트라우마 증상을 보였고, 정신병원에 입원, 실제 극단적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순신 씨의 아들은 서울대에 진학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순신 씨는 25일 입장문을 냈습니다.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도저히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
이렇게 일단락 되는 걸까요?
정순신 씨의 직업은 변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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