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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지우 하차 ; 안녕 고마웠어

by AtoZ101 202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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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빵

 

나의 중학교 시절은 포켓몬스터 대 유행의 시절이었다. 게임보이 오락기가 없는 사람도, 게임으로 포켓몬스터를 한 번도 플레이해보지 않은 사람도 포켓몬스터에 열광했다. 티브이 애니메이션 방영과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100마리 넘는 초기 버전 몬스터 이름을 외우는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나는 사람 이름도 잘 못 외우는 스타일인지라 귀엽게 생긴 포켓몬 몇 마리 이름이랑 모습 매치시켜 외우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혈기왕성한 중학교 시절 매점에 잔뜩 들어와 있는 포켓몬스터 빵은 점심시간이 끝나면 동이 났다. 학교 앞 슈퍼도 마찬가지였다. 

쉬는 시간에도 포켓몬스터 빵, 수업 시간에도 선생님 몰래 포켓몬스터 빵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실은 빵이 맛있어서가 아니라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이 귀여운 포켓몬스터 스티커를 얻기 위해서라면 용돈을 빵사먹는데 쓰는 것쯤이야. 

 

당시 뉴스를 살펴보면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학생들이 빵을  몇개씩 사서는 빵은 먹지도 않고 버려버리고 스티커만 모으는 사람들이 사회 문제였다. 아... 보릿고개 건너던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해서 이제는 빵을 사서 버리고 스티커만 취합니다. 이게 뉴스였던 것이다. 그렇게 사회 문제가 있었고, 로열티 문제도 있었고 중간에 포켓몬 인기도 예전만 못하게 되면서 물론 꾸준히 인기는 계속됐지만 포켓몬스터 빵은 슈퍼 매대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느덧 4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내게 중학교때 겪던 일이 다시 벌어졌다. 주말이면 아직 열지도 않은 이마트 앞에 줄을 서있는 애아빠들과 엄마들, 그리고 즐거운 표정으로 두근두근 이마트가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 1인당 3개로 구매가 제한된 포켓몬스터 빵 오픈런을 위해 늦잠도 안 자고 모여든 사람들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락없이 띠부띠부씰의 인기는 상당해서 아이들은 빵을 3개 집어 들고 바로 그 자리에서 포장을 뜯어보는데 빵은 엄마 아빠 몫이다. 이건 아빠 먹어. 이건 엄마 먹어. 이런 효자가 있나. 아이는 무슨 포켓몬 스티커를 뽑아들었는가가 제일 중요하다. 

 

그 시절과 조금 달라진게 있다면 몇백 원 하던 빵이 이제는 천 원이 넘어간다는 것. 그리고 빵 사이즈는 그대로인지 작아진 건지 내 손이 커지고 늙었다는 것. 

 

변함이 없는 건 피카츄와 지우의 인기

#그 시절 아이는 어른이 됐지만 지우는 그 자리를 지켰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공중파를 통해 방영된 포켓몬스터는 많은 아재들에게 추억 속 캐릭터로 남아있다. 그리고 세대를 거쳐서 지금도 그들의 아들 딸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은 줄곧 출시되었고 이제 포켓몬스터는 다 외우지도 못할 정도의 몬스터들이 범람하고 있다.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이다. 포켓몬스터는 계속 새로 등장하며 바뀌어도 지우는 늘 주인공의 자리를 지키며 오늘도 모험을 떠나고 있었다. 부모와 자식이 기억을 공유하며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며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몇 개나 있을까? 포켓몬스터는 그런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것이다. 아빠가 기억하는 지우와 아들이 기억하는 지우. 아빠가 기억하는 피카츄와 아들이 기억하는 피카추는 항상 들과 산과 계곡을 넘어 모험 중에 있는 것이다. 

 

그런 지우가 게임에선 이미 자리를 내주었지만. 20년 넘게 애니메이션 주인공 자리를 지키고 있던 지우가 은퇴했다. 

 

#25년만의 포켓몬 마스터 꿈을 이룬 지우

포켓몬 세계 배틀 최강자를 가리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한 지우. 1997년부터 25년간 쉼 없이 달려온 지우의 마지막을 암시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포켓몬 마스터 꿈을 이루었으니까 말입니다. 

 

버터플과 헤어졌을 때를 기억하나요? 다시만난 지우와 버터플의 모습은 순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버지가 된 내가 중학교 시절로, 어머니가 된 내가 초등학교 시절로 포켓몬스터 빵을 사러 점심시간 매점으로 달려갔던 그 순간을 기억하게 만들어줍니다. 

잊고 지내던 그 당시 빵 나눠먹던 친구들도 생각이 나고, 또 지금 포켓몬스터 빵 사달라고 조르는 아들딸의 모습을 보며 또 부자가, 모자가 같이 지우의 마지막 모험을 함께 보게 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 이어 포켓몬스터에 이르기까지 요즘 타임머신을 타고 갈 일이 많아졌습니다. 

 

당신의 기억 속에 잊고 있던 버터플은 무엇인가요?

 

버터플과 다시 만나게 되면 제일 먼저 어떤 인사를 전하고 싶나요?

 

그리고 이제 지우가 없는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은 어떤 기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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